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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 (스물세 번째 글쓰기)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 어젯밤에 동네 조깅을 했었다. 평소 뛰던 루트를 뛰다가 초등학교를 지날 때였다. 괜히 들어가고 싶은 마음에 초등학교에 들어가 운동장을 돌며 조깅을 계속했다. 초등학교라 그런지 운동장이 정말 좁았다. 한 바퀴를 뛰는 데 대충 150m 정도 나왔다. 아무 생각 없이 그렇게 운동하고 있었다. 내가 간 초등학교 건물 중에는 1층이 주차장으로 되어 있는 필로티 구조도 있었다. 저녁이라 모두 퇴근해서 그런지 1층 주차장이 정말 어두웠다. 그 어둠을 쳐다보고 있으니 문득 두려운 마음이 올라왔다. 저 어둠 속에 뭔가가 튀어나올 것 같은 느낌, 저 어둠 속에 무언가 있을 것 같은 느낌으로 말이다. 인간은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나 보다. 사실 최근에 퇴사하고 몇 개월을 쉬고 있었.. 2023. 12. 11.
켜져 있는 전기장판 (스물두 번째 글쓰기) 켜져 있는 전기장판 새하얀 입김이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겨울의 추위가 찾아왔다. 여름에는 언제 추워지나 기다려졌는데 막상 겨울이 찾아오니 ‘벌써 추워졌구나!’ 한다. 여름엔 에어컨이 필수품이었듯이 겨울에도 필수품이 있다. 바로 전기장판 전기장판을 틀고 그 위에 이불을 덮으면 그곳이 보라카이이고 발리이다. 따뜻한 기운이 등에서부터 전신으로 퍼져 몸이 사르르 녹는 기분이 든다. 이불속 전기장판은 어떨 땐 천국이고 어떨 땐 무저갱이다. 한번 누워있으면 다시 나오는 게 쉽지 않으니 말이다. 오늘 아침에도 전기장판에 누워서 일어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도 꾸역꾸역 억지로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었다. 그런데 저녁에 다시 이불에 누워봤더니 아직도 따뜻해 있었다. 아뿔싸 아침에 전기장판을 끄지 않았다. 이럴 때 바로.. 2023. 12. 1.
누워서 침 뱉기 (스물한 번째 글쓰기) 누워서 침 뱉기 저녁을 먹고 책을 읽었다. 어느 직종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 자기 일을 하면서 겪었던 일과 생각들을 기록한 에세이였다. 난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직업에 관해 이야기라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그러다 어느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갸우뚱거렸다. 작가가 일하는 직종에 문제가 있었나 보다. 그 직종 관련 종사자들이 한데 모여 법정 공방을 다퉜고 작가도 그 싸움에 참여한 이야기였다. 그걸 옆에서 지켜보는 작가의 남편이 ‘호들갑이다, 오버한다, 집단 이기주의 아니냐?’라는 말했다고 하는 것. 그래서 작가는 남편이 그런 몰상식한 사람인 줄 몰랐다며 한 소리 했다는 에피소드였다. 이 글은 작가의 생각과 감정을 자신만의 관점에서 드러냈다. 그래서 이 에피소드를 읽을 땐 작가의 말에 자연스럽게 공감이 되면서 읽었.. 2023. 11. 25.
공허함과 무기력 (스무 번째 글쓰기) 공허함과 무기력 우연히 뉴스 헤드 라인에서 배우 장혁 님의 기사를 봤다. 현재 아이와 아내를 외국으로 공부를 보낸 기러기 아빠로 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늘 시끌벅적했던 집이 조용한 게 낯설고 공허함과 무기력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말 공감이 많이 가는 말이었다. 공허함과 무기력 나는 내가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러나 퇴사한 지 몇 개월이 지난 지금 매일매일 집에 혼자 있고 타지 생활로 인해 대화할 사람도 많이 없다. 어느 땐 한마디도 안 하고 하루를 보낸 적도 있었다. 외롭고 공허한 마음이 쓰나미처럼 밀려 들어왔다. 일이 힘들 땐 집에서 혼자 있으며 에너지를 회복하는 게 좋았긴 했지만, 지금처럼 에너지 소비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혼자 있는 건 그저 에너지가 누전되고 .. 2023. 1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