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50 천 일도 하루부터 (열한 번째 글쓰기) 천 일도 하루부터 오늘 하루 집에서 쉬어 느지막하게 10시쯤 일어났다. ‘운동을 하러 갈까?’ 평소 운동 삼아 달리기를 하는데, 공복에 하면 더 효과가 좋다는 소리를 들었기에 생각이 났다. 그러나 소파는 날 끌어당겼고 소파 위 이불은 나를 꽁꽁 묶어두었다. 그렇게 유튜브 이것만 보고 이것만 보고를 반복하다 12 시가 되어버렸다. 시간이 애매하고 배도 고파 운동은 포기하고 밥을 먹었다. 밥도 먹었겠다. 또 소파에 누워 이것저것 볼거리를 찾아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영화나 보러 갈까?’ 새로 개봉한 영화도 있고 해서 영화를 보러 갈지 생각했다. 그러나 소파는 날 끌어당겼고 소파 위 이불은 나를 꽁꽁 묶어두었다. 그렇게 어느덧 해는 지고 밤이 찾아왔다... 오늘 아무것도 한 게 없었다. 사실 이런 경험은 누구.. 2023. 11. 4. 냉장고 속 잡채 (열 번째 글쓰기) 냉장고 속 잡채 냉장고 문을 열어 반찬을 꺼내려고 하는데, 저 끝에 먹다 남은 잡채가 보였다. 명절 때 집에서 받아온 잡채였다. 딱히 잡채를 좋아하지 않아 한 번 먹고 냉장고에 넣어두고는 잊고 있었나 보다. 역시나 꺼내 먹진 않았다. 아마 서서히 썩어가고 있지 않을까 싶다. 아무리 냉장고라도 오래된 음식은 썩기 마련이다. 그런 음식은 진작에 꺼내서 먹거나 버려야 하는데.. 그래야 냉장고 효율도 좋아지고 공간도 넓어진다. 마치 내 마음처럼 말이다. 내 마음도 냉장고와 같다. 많은 것을 저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신선하지는 않다. 내가 좋아하지 않은 것, 상처받은 것들이 저 안에 처박혀 있다. 마주하기 싫어 꺼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래서 조금씩 더 썩어가고 있다. 내 냉장고에 이런 썩은 것들.. 2023. 11. 3. 어둠 가운데 빛나는 별 (아홉 번째 글쓰기) 어둠 가운데 빛나는 별 밤에 산책하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둠 가운데 밝게 빛나고 있는 별이 보였다. 별을 보자니 옛날 훈련병 때 생각이 났다. 나는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대하여 훈련받았었다. 군대는 보통 오후 10시에 취침하기 때문에 별(star) 볼일이 없다. 그러다 어느 날 야간 훈련이 있는 날이었다. 그날 몇 주 만에 밤하늘을 볼 수 있었다. 논산이라 그런지 어두운 밤이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로 수많은 별이 빛을 내며 반짝이다 못해 쏟아지고 있었다. 장관이었다. 너무 아름다웠다. 밤하늘이 아름다운 이유는 반짝이는 별 때문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 말이 맞았다. 그러나 오늘 본 밤하늘에는 별 하나만 보였다. 아무래도 공기가 논산보다 좋지 못해서 그럴 것이었다. 별 하나가 혼자 예쁘게 반짝이고 있다만 .. 2023. 11. 2. 성공, 불안, 즐거움 –2 (여덟 번째 글쓰기) 성공, 불안, 즐거움 -2 방청객들과 작가님과의 질의응답을 들으면서 약간의 괴리감을 느꼈다. '이 괴리감은 뭘까?' 라며 원인을 찾으려 했다. 내 생각엔 질문하는 사람과 답하는 작가님의 생각이 조금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한 학생이 글을 쓰면서 ‘불안’ 하지 않으냐고 불안은 어떻게 해소하는지 질문했다. 나는 그 불안이 이 작품이 안되면 어쩌지, 실패하면 어찌할 거라는 불안감을 해석했다. 내가 느낀 질문의 뉘앙스가 그러했다. 그러나 작가님이 엉뚱한 답을 하는 게 아닌가? 글을 쓰면서 ‘재미없으면 어쩌지’, ‘내 의도를 감독님이 다르게 받아들이면 어쩌지’로 해석하고 답을 하신 거다. 또 한 학생은 드라마 작가를 꿈꾸고 있는데, 지금 시장에는 드라마가 많이 줄어들어 어렵지 않냐고 물어봤다. 어떻게 하면 좋을.. 2023. 10. 31. 이전 1 ··· 8 9 10 11 12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