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쓰기' 카테고리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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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글쓰기24

열심히 사는 이유가 뭘까(스물다섯 번째 글쓰기) 열심히 사는 이유가 뭘까 주말에 집에 있기 답답해서 혼자 카페에 가기로 했다. 읽을 책과 노트북을 가방에 넣고 문밖을 나서려는 찰나 현관 옆에 박스가 보였다. 바빠서 미쳐 버리지 못한 택배 상자들이었다. 나가는 길에 버려야지 하고 집어 들었다. 나는 빌라에 살고 있어 아파트처럼 분리수거장이 따로 없다. 그냥 건물 옆 쓰레기를 쌓아두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 버리면 수거해 간다. 박스를 두고 가는데 건너편에 리어카를 끄시는 할머니와 눈이 마주쳤다. 내가 자리를 뜨자 할머니는 리어카를 끌고 오시더니 내가 버린 상자들을 곱게 펴서 리어카에 실으셨다. 박스를 모아 파시는 할머니였나 보다. 나는 자리를 떠 동네에 있는 카페에 들어섰다. 왠지 오늘은 오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아이스아메리카노 큰 사이즈를 시켰다. 디저트.. 2024. 1. 6.
커튼 친 창문 (스물네 번째 글쓰기) 커튼 친 창문 우리 집은 2층이다. 길에서 우리 집 창문을 보면 거실 안까지는 안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비슷한 높이에서 보면 보일 것이다. 그래서 사생활 보호 때문에 이사 온 이후에 환기할 때 말고는 커튼은 연적이 없다. 우리 집 창문은 어느 방이건 항상 커튼이 쳐져 있다. 그러다 최근에 굳게 쳐져 있는 커튼을 보며 창문이 왜 있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하기엔 환기의 목적도 있고 밖을 볼 수 있도록 하여 개방감을 주는 역할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매일 굳게 닫혀있고 커튼이 쳐져 있다면 개방감이란 말이 좀 무색해진다. 답답한 마음에 커튼을 젖히고 창문을 활짝 열어보았다. 햇빛이 비치고 시원한 바람이 거실을 날아든다. 혹시 밖에서도 집 안이 보일지언정 시원한 개방감을 느꼈다. 공동체 생활이 이.. 2023. 12. 20.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 (스물세 번째 글쓰기)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 어젯밤에 동네 조깅을 했었다. 평소 뛰던 루트를 뛰다가 초등학교를 지날 때였다. 괜히 들어가고 싶은 마음에 초등학교에 들어가 운동장을 돌며 조깅을 계속했다. 초등학교라 그런지 운동장이 정말 좁았다. 한 바퀴를 뛰는 데 대충 150m 정도 나왔다. 아무 생각 없이 그렇게 운동하고 있었다. 내가 간 초등학교 건물 중에는 1층이 주차장으로 되어 있는 필로티 구조도 있었다. 저녁이라 모두 퇴근해서 그런지 1층 주차장이 정말 어두웠다. 그 어둠을 쳐다보고 있으니 문득 두려운 마음이 올라왔다. 저 어둠 속에 뭔가가 튀어나올 것 같은 느낌, 저 어둠 속에 무언가 있을 것 같은 느낌으로 말이다. 인간은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나 보다. 사실 최근에 퇴사하고 몇 개월을 쉬고 있었.. 2023. 12. 11.
켜져 있는 전기장판 (스물두 번째 글쓰기) 켜져 있는 전기장판 새하얀 입김이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겨울의 추위가 찾아왔다. 여름에는 언제 추워지나 기다려졌는데 막상 겨울이 찾아오니 ‘벌써 추워졌구나!’ 한다. 여름엔 에어컨이 필수품이었듯이 겨울에도 필수품이 있다. 바로 전기장판 전기장판을 틀고 그 위에 이불을 덮으면 그곳이 보라카이이고 발리이다. 따뜻한 기운이 등에서부터 전신으로 퍼져 몸이 사르르 녹는 기분이 든다. 이불속 전기장판은 어떨 땐 천국이고 어떨 땐 무저갱이다. 한번 누워있으면 다시 나오는 게 쉽지 않으니 말이다. 오늘 아침에도 전기장판에 누워서 일어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도 꾸역꾸역 억지로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었다. 그런데 저녁에 다시 이불에 누워봤더니 아직도 따뜻해 있었다. 아뿔싸 아침에 전기장판을 끄지 않았다. 이럴 때 바로.. 2023. 1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