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처럼 좋아한다
다 큰 어른이 천진난만하게 좋아하면 '아이처럼 좋아한다'라는 표현을 쓴다.
TV를 보다가 어느 리포터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멋져요, 예쁘세요'라고 하면 쑥스러워하시면서도 아이처럼 좋아하는 장면을 한 번쯤은 봤을 것이다.
그러다 문득 '아이처럼 좋아한다'라는 말을 왜 자주 쓰는 걸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내 생각엔 그 답은 '칭찬' 이었다.
보통 어른들은 아이들의 사소한 것도 칭찬한다.
조그마한 아이가 걸어도, 밥을 먹어도, 인사만 해도 '아유 착하네, 아유 이쁘네' 라며 말이다.
칭찬을 들은 아이는 신나서 더 빨리 걷고 더 잘 먹고 인사도 더 잘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 제목처럼 칭찬을 들은 아이의 입꼬리도 춤을 추듯 좋아한다.
하지만 그 아이가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되면 어떨까?
내가 보기엔 어른이 되면 칭찬에 인색해진다.
잘 걸어도 잘 먹어도 주변에서 칭찬하지 않는다. 당연히 잘해야 하는 거니까 말이다.
오히려 못하면 욕이나 손가락질을 받게 된다.
칭찬을 받은 적이 까마득하게 된다.
그리고 어쩌다 칭찬을 받으면 좋아한다.
어른이 칭찬받고 좋아하는 모습이 어색하다. 칭찬받은 어른이 드물기 때문에..
그래서 칭찬을 받아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처럼 좋아한다'라는 표현을 쓰는 게 아닐까?
우리 머릿속에 칭찬을 듣고 좋아하는 모습은 어른보다 아이들이 더 많았으니 말이다.
나는 최근에 다른 사람을 칭찬한 적이 있었나? 생각해 보게 된다.
조카에게 "아유 똑똑해라", "와~ 대단한걸?"이라고 했지만, 역시 어른에게 한 기억은 없다.
주변 사람들에게 더 칭찬을 해봐야겠다.
그들의 모습이 '아이처럼 좋아한다'가 아닌 '저 사람은 항상 웃으면서 좋아해'라는 말이 내 입에서 나올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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