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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 친 창문
우리 집은 2층이다. 길에서 우리 집 창문을 보면 거실 안까지는 안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비슷한 높이에서 보면 보일 것이다.
그래서 사생활 보호 때문에 이사 온 이후에 환기할 때 말고는 커튼은 연적이 없다. 우리 집 창문은 어느 방이건 항상 커튼이 쳐져 있다.
그러다 최근에 굳게 쳐져 있는 커튼을 보며 창문이 왜 있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하기엔 환기의 목적도 있고 밖을 볼 수 있도록 하여 개방감을 주는 역할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매일 굳게 닫혀있고 커튼이 쳐져 있다면 개방감이란 말이 좀 무색해진다.
답답한 마음에 커튼을 젖히고 창문을 활짝 열어보았다. 햇빛이 비치고 시원한 바람이 거실을 날아든다.
혹시 밖에서도 집 안이 보일지언정 시원한 개방감을 느꼈다.
공동체 생활이 이런 게 아닐까 싶다.
내가 드러나는 게 싫어 꽁꽁 싸매고 감춘다면 답답하고 고립될 것이다. 그러나 내 마음을 오픈한다면 답답한 게 싹 날아갈 것이다.
둘 다 장단점이 있고 조화를 이루어야 하지만 너무 꽁꽁 싸매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창문의 커튼을 보며 생각이 들었다.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니 내 것을 조금 보여줘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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