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을 대비한다는 것
하루는 좋아하는 유튜버를 보다가 그가 하는 광고를 봤다.
의류 브랜드 광고였는데, 재고 떨이를 하고 있었나 보다. 거의 모든 의류를 50%나 할인해서 판매 중이었다.
초가을이라 그런지 겨울 패딩을 주로 판매하고 있었다.
마침 내가 가지고 있던 패딩이 낡아서 새로 사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였다.
브랜드도 괜찮았고 가격도 마음에 들었다.
난 패딩을 포함하여 옷 몇 가지를 더 결제했고 며칠 뒤 택배가 집에 도착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택배를 뜯어보니 패딩이 두툼하고 참 따듯해 보였다.
그때는 가을이라 바로 입지는 않았다.
그러나 시간은 금방 흘러 마침내 패딩이 필요한 날씨가 되었다.
낮에도 플리스나 경량 패딩으로는 버티기 힘든 온도
그래서 오늘, 드디어 그 패딩을 꺼내 입었다.
안에는 얇은 긴팔 티를 입었는데도 두툼한 패딩이 바람을 막아주고 온기를 잡아주니 춥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물론 얼굴은 조금 차가웠지만 말이다.
미리 패딩을 사두길 잘했다.
이처럼 사소한 경험이지만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나는 왜 패딩을 미리 사두었을까?
그건 작년 겨울에 낡고 털이 빠진 패딩을 입었을 때 추웠었다.
그래서 돌아오는 겨울에는 따뜻하게 지내기 위해 대비를 한 것이다.
작년의 추운 겨울은 낡은 패딩으로 버티기 힘든 역경이었다.
봄이 찾아오자, 패딩을 옷장 속에 봉인된 채 패딩의 존재를 잊고 살았지만, 다시 겨울이 올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래서 미리 ‘대비’하는 것이다.
역경을 경험하면 다시 또 역경이 올 때 ‘대비’할 수 있는 지혜와 노하우가 생긴다.
매년 반복되는 겨울이기에 나는 그렇게 패딩을 대비한 것이다.
비단 인생에서 역경은 겨울뿐만이 아닐 것이다.
작게는 학교 시험이 될 수도 있고 사업 실패, 인간관계, 번아웃 등도 있다.
처음에 나는 이런 역경들을 경험했을 때 정신 못 차릴 정도로 힘들었었다.
그러나 이런 경험을 계속하다 보니 헤쳐나갈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그래서 다시 이런 역경이 찾아오면 대비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나는 겨울은 대비했지만, 삶의 목표를 잃어버려 무기력이라는 역경을 경험하고 있다.
내 평생 처음 겪는 경험이라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 또한 이겨내는 방법을 찾는 중이다.
취미 생활도 해보고 새로운 것도 배우고 도전해 본다.
또 이렇게 매일 무언가 쓰면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도 가져보고 있다.
무기력이라는 겨울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다음에 다시 찾아와도 나는 이겨 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힘듦이 훌륭한 경험이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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